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 열두 달 중 어느 하나 가정을 소홀히 할 달이 있을까마는, 한번 더 가정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봄날이 되라는 취지인 것 같다. 특히나 요즘같이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바쁜 세상에서 가족의 의미는 더욱 절실해진다.
부모는 내 존재의 근원이고 나는 부모를 통해서 이 세상에 왔기에,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효란 나의 존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부모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같은 부모 아래 있는 형제들과 우애로운 것 또한 당연하다. 이렇듯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삶이 곧 효(孝)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효가 백행의 근본이라고 말해 온 이유다. 효는 부모가 호강하기 위해서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감사할 줄 아는 심성을 지닐 수 있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유학에서는 가족을 보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중국 북송대의 유학자 장횡거(1020~1077)에 따르면 우주 자연은 하나의 가정이며, 그 구성원은 모두 하나의 가족이다. “하늘은 나의 아버지이고 땅은 나의 어머니다. 나는 조그마한 몸을 가지고 그 안에서 만물과 뒤섞여 살고 있다. 따라서 대자연을 가득 채운 기운이 내 몸을 만들고, 대자연을 이끄는 원리가 나의 본성이 된다. 모든 사람들은 나와 한 핏줄이고, 만물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이다.”[‘서명(西銘)’] 이러한 자연스러운 정감을 확대해 가면 우리의 큰 부모인 하늘과 땅, 그리고 우리의 형제인 타인과 만물에 대한 사랑이 저절로 발현될 것이다. 그것이 인(仁)이다.
이치억 성신여대 동양사상연구소 연구교수 muhayu@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