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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마음으로 하는 7가지 보시

입력 | 2015-05-25 03:00:00


미얀마는 지구촌 불자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많이 찾아가는 불교 국가다. 이 나라의 3대 황금 보물 중 하나인 마하무니 불상은 얼굴만 빼고 온몸이 울퉁불퉁하다. 원래 모습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몸통 전체가 겹겹이 금박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원을 참배하는 사람마다 불상에 금종이를 붙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기부는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을 내놓는 것이란 믿음에서 비롯된 전통이다.

▷오늘은 음력 사월 초파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 오색 연등이 꽃처럼 피어났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행사로 해마다 연등축제는 빠지지 않는다. 연등은 탐욕과 무지로 인해 혼탁하고 어두워진 세상을 붓다의 지혜로 환히 밝히는 것을 상징한다. 불상에 금박을 붙이는 것도, 연등을 밝히는 것도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 중 하나다.

▷불교는 자비의 힘을 강조한다. 티베트의 고승 달라이 라마는 타인을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 자비라고 정의한다. 남들에게 동정심을 갖거나 나보다 열등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남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달라이 라마에 따르면 진정한 자비와 집착은 다르다. 우리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자비와 사랑은 실은 집착인 경우가 많다. 친구든 적이든 모든 중생과 생명체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것, 상대가 나를 어찌 대하든 상관없이 그 사람을 염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바로 진정한 자비의 출발점이란다.

▷이런 경지를 보통 사람들이 엄두 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누구라도 손쉽게 자비의 마음을 실천하는 길이 있다. 물질적 기부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보시, 즉 무재칠시(無財七施)다. 가진 것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말한다. 호의가 담긴 눈으로 바라보고, 부드럽게 웃는 얼굴로 대하며, 따뜻하고 어진 마음으로 배려하고, 공손하게 말하고, 친절한 행동으로 남을 돕고, 자리를 양보하고, 편안하게 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종교를 떠나 이렇듯 단순하고 소박한 가르침의 씨앗이 널리 퍼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한결 숨쉬기 편한 곳이 될 것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