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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생물 복원센터에 바란다

입력 | 2015-05-22 03:00:00


이우신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환경부는 경북 영양군에 841억 원을 들여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짓기로 하고 27일 기공식을 갖는다. 이 센터는 멸종위기 동식물 43종(동물 31종, 식물 12종)을 증식, 복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센터에서 멸종위기 1급인 스라소니, 사향노루, 대륙사슴 등 이미 국내에서는 모습을 감추었거나 극소수만 남아 있는 포유류의 증식 및 복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따라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하였지만, 일제강점기 많은 수가 포획되어 일부 종은 멸종되고 서식하더라도 아주 적은 수만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향노루는 수컷에서만 분비되는 특유의 사향으로 인해 무분별하게 밀렵되어 지금은 극소수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륙사슴 역시 일제강점기 이후 국내에서는 서식 흔적을 감췄다. 그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개발 위주의 산업화 정책은 야생 동식물의 자생지를 파헤쳐 많은 종들을 멸종 위기로 내몰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대량의 생물 멸종 위협 속에서도 아무런 느낌 없이 살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여 사람이 피해를 봤다거나 야생동물에게 농작물 피해를 본 농민에 대한 기사를 심심찮게 뉴스에서 접하게 된다. 어떤 동물 한 종의 멸종은 생태계에 불균형을 가져오고 그 결과는 일부가 아닌 우리 모두와 관련 맺게 된다. 미국 옐로스톤에서 늑대의 복원을 통해 엘크 수가 감소되어 산림 생태계가 건강해졌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해서 많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을 증식·복원하는 계획이 실행 중이다. 최근 생물다양성협약(CBD) 등 국제사회에서 생물자원에 대한 보유국의 주권을 인정함에 따라 국가 간의 생물자원 확보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이미 사라졌지만 이 땅에 살았던 야생 생물의 복원은 현 시대에 우리가 꼭 이루어야 할 임무가 되었다.

이미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등 환경부는 멸종위기종의 복원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국가 차원의 멸종위기종 복원시설이 확보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복원센터는 멸종위기종의 보전 대책 및 실질적인 증식·복원에 관한 전문가들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복원센터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보전에 있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진정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데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우신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