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강력경고후 17일 방한… 18일 靑 예방-尹외교와 회담
주먹 불끈 쥔 美국무장관 17일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린 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케리 장관이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면서 왼손을 불끈 쥐어 보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한국을 찾은 케리 장관은 18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성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케리 장관의 방한은 한중 순방 일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아시아를 방문할 때 한중일을 순방하는 것이 관례지만 일본과는 최근 미일 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에 방문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케리 장관은 18일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며 오후엔 고려대에서 진행될 제24회 인촌기념강좌에서 특별강연을 한다.
이에 앞서 케리 장관은 16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두고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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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北핵포기 지렛대 역할 기대” ▼
특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케리 국무장관이 한일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언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미국은 △한일 사이에서 역사 문제의 ‘중재자’ 역할은 하지 않고 △모든 당사자를 치유하는 방식으로 과거사는 다뤄져야 하며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는 태도를 밝혀 왔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월 말 방미에서 과거사를 외면하고도 후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한국으로서는 케리 장관의 발언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케리 장관은 16일 베이징(北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역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거부한다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교적 고립도 심화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케리 장관의) 방한을 추진할 때부터 ‘굳건한 한미 동맹’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 목표였는데 북한 변수가 발생해 케리 장관의 한국 체류 기간에 동맹 과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중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뜻을 나타냈다. 한국은 4월 중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난 이후 북한을 상대로 북핵 6자회담 복원을 위한 ‘탐색적 대화’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미일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와도 사전 조율된 것으로 전제조건도 없다는 점에서 호의적인 제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북한은 도발 위협만 반복하며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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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