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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강한 ‘녹농균’ 방어전략, 국내 연구진이 밝혔다

입력 | 2015-05-11 14:32:00


하남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팀과 조유희 차의과대 약학대 교수팀은 패혈증과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 등 우리 몸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인 녹농균의 활성산소 방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하남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왼쪽)와 조유희 차의과대 약학대 교수.

항생제에 강한 내성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도 저항성을 가진 세균인 녹농균의 방어전략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낱낱이 밝혀졌다.

하남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팀과 조유희 차의과대 약학대 교수팀은 패혈증과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 등 우리 몸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인 녹농균의 활성산소 방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활성산소란 우리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산소 원자를 포함한 화학분자로, 세포를 파괴하는 독성이 있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침입해온 세균을 퇴치하는 데 활성산소를 무기로 사용한다. 문제는 여러 감염증을 일으키는 녹농균은 여러 항생제 뿐 아니라, 활성산소에도 저항성이 있어 치료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녹농균이 갖고 있는 활성산소 센서 단백질인 OxyR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이 활성산소를 감지하면 활성산소에 저항할 수 있는 방어단백질이 생산되고, 그 결과 활성산소에 저항성이 생겨 녹농균이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의 센서 역할을 하는 단백질 OxyR의 구조를 밝혀내고, 이 단백질이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정확히 알아낸 만큼 이 단백질을 무력화하는 항생제 개발도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하 교수는 “이번 연구로 구조를 밝혀낸 단백질은 사실 녹농균 외에도 많은 세균이 갖고 있는 비교적 흔한 단백질인 만큼 다양한 세균에게 효과적인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자연과학분야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4월 30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