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전문기업 평안, DTP시스템 개발… 염료 사용해 물들이는 전통방식 아닌 종이 프린터처럼 원단에 바로 찍어내 폐수-이산화탄소 배출, 냄새 없어
7일 대구 서구 염색전문기업 평안공장에서 장원일 부장이 초고속 디지털 염색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폐수와 냄새가 거의 없어 작업 환경이 쾌적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에 염색 신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생산 속도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 시스템 구축에 따른 전문 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 원단 제조업체로 출발한 평안은 침구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 직원 120여 명이 연매출 300여억 원을 올린다. 변화와 도전에 나선 것은 2006년이다. 품질 향상과 생산 증대를 위해 획기적인 염색기술이 필요했다. 상용화되지 못한 DTP 개발을 목표로 투자를 시작했다. 기술연구소인 자회사 평안에프에이를 설립하고 최근까지 250억 원을 투입했다. 지금은 국내 최고 수준의 DTP 시스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경 연구소장은 “염색 신기술로 원단 제조와 염색 가공 유통 전 과정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수처리시설이 필요 없는 초고속 디지털 염색기계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잉크 품질을 개선하면 자동차와 선박에 쓰이는 산업용 섬유와 고강도 고탄성 슈퍼섬유 염색 기술 개발도 가능하다. 홍진표 다이텍연구원 DTP연구팀장은 “염색과 동시에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무늬를 입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브랜드와 디자인 보호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기술 개발 노력에 따라 연말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 조사가 나오는 ‘물 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다이텍연구원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3980억 원을 들여 물을 거의 쓰지 않고 고압가스와 전용 염료로 디자인과 무늬를 입히는 염색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폐수를 크게 줄여 처리 약품과 전기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오희택 평안 대표는 “3차원(3D) 디자인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디지털 섬유염색은 미래 섬유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열쇠”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