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 사장단과의 회의 횟수를 늘리는 한편 금융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사옥(옛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는 날도 늘었다.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그동안 한 달에 한 번씩 하던 금융사 사장단 회의를 최근 많게는 일주일에 두 차례 열기도 했다”며 “본인이 금융업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최근 전자계열사에 비해 금융계열사 실적이 좋지 못하고 해외 진출 성과도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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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서는 아직 삼성의 브랜드파워가 전자 관련 사업과 달리 금융업에서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해외 무대에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대외적으로 삼성 금융계열사를 대표하는 등 금융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이뤄진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의 인수 작업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삼성의 첫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7월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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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근 사실상 삼성그룹 수장으로서 삼성전자 등 제조계열사뿐 아니라 금융계열사까지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양한 행보로 보여 주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토대로 금융계열사도 글로벌 일류로 키우겠다는 비전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금융계열사는 삼성 3세 승계의 핵심 열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갖고 있는 데다 나머지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회사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0.06%와 삼성화재 지분 0.09%를 매입한 것이 삼성 승계의 첫 작업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