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光州 방문] “공천 독식으로 야권 분열 불러”… 재보선 후 첫 최고위서 작심 비판 “文, 주요결정 측근과 논의해 통보”… 당내 ‘친노 비선정치’ 불만 확산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사진)은 4일 재·보선 참패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에 만난 호남 민심을 전해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문재인 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이었다. 문 대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주 최고위원은 이어 “당내에 친노 피로감이 만연돼 있다. 그동안 우리 당에 친노가 없다 했는데 과연 친노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되면 친노에 불이익을 준다 하셨는데 과연 친노가 불이익을 받았는가” “이번 공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세워서 야권 분열의 빌미를 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서울 관악을의 정태호 후보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2·8전당대회 때 문 대표의 당선을 도운 친노 핵심 참모였다.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은 김희철 전 의원은 끝내 정태호 후보 지원을 거부했다. 재·보선 내내 “친노계가 공천을 독식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그 결과는 4곳 전패였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문 대표는 ‘투명한 경선’으로 공천을 했기 때문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 대표가 재·보선 패배 후 사퇴 의사를 일축하는 과정도 친노 중심의 비선(秘線) 정치 논란을 부추겼다. 문 대표가 대국민 메시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배제됐다. 공식 당직도 없는 친노 최측근인 노영민 의원과만 상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4일 문 대표의 광주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최고위원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한다. 당의 한 중진은 “문 대표는 무슨 일만 생기면 혼자서 어디론가 떠나버려 찾을 수가 없다”며 “어딘가에서 친노 측근들과 결정한 사항만 통보하는 식이니 친노 패권주의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