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폐지 한달, 시장 흐름은
4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지 한 달, 분양시장 열풍과 맞물려 분양가 인상 조짐이 뚜렷하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는 e-편한세상 화랑대를 비롯해 모두 5곳이다.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인근에 최근 분양한 아파트나 입주 5년 차 이하 아파트보다 소형 평형을 기준으로 5000만 원 이상 비쌌다.
○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높은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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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자율화 첫 단지인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아현역 푸르지오’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2040만 원이었다. 지난해 5월 분양한 인근 ‘아현 아이파크’의 분양가 3.3m²당 1800만 원대와 비교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전용 59m²로 치면 총 분양가가 7000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두 단지는 약 700m 떨어졌고, 입주 시기도 각각 2017년 2월과 3월로 한 달 차이다. 8일 본보기집을 여는 북아현뉴타운 ‘e-편한세상 신촌’은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2060만 원으로 아현역 푸르지오보다도 높다.
지난달 22일 청약을 받은 서울 성동구 금호13구역 ‘신금호 파크자이’의 전용 59m² 기준층 분양가는 5억7300만 원이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최근에 완공된 ‘래미안 금호하이리버’(2012년 4월 입주)나 ‘금호자이2차’(2012년 7월 입주)의 같은 면적이 올해 1월 각각 5억3500만 원, 4억7400만 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최대 1억 원가량 비싸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강북권에는 청약 미달 단지가 꽤 있었는데 올해는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될 만큼 시장 환경이 좋다보니 건설사나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높여도 분양에 무리가 없다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 실수요자 선호평형 비싸도 청약 잘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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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청약을 받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전용 59m²(1550만∼1640만 원대)의 3.3m²당 분양가가 전용 84m²(1380만∼1460만 원대)보다 170만∼180만 원 더 높았다. 청약 결과 전용 59m²는 4.24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전용 84m²는 2순위에서 마감됐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백련산4차’도 전용 59m²는 24.57 대 1로 경쟁이 뜨거웠지만 전용 84m²B, C형은 2순위까지 미달됐다.
투기 수요까지 더해 청약 경쟁이 뜨거운 강남 재건축 단지도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2회차’는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4100만 원이었지만 평균 17.38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쳤다. 이 때문에 10월경 분양 예정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의 경우 일반 분양분 가격이 3.3m²당 3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