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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대에 다둥이네 옹기종기… “세가족 자녀만 19명”

입력 | 2015-05-01 03:00:00

육군 60보병사단 군인가족 화제
“아이들에게 마음껏 못해줘 늘 미안…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 보면 든든”




육군 60보병사단의 세 주임원사 대가족 식구들이 25일 경기 고양시 부대 내 단결공원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딸들이 옷을 맞춰 입은 장일영 원사 가족, 여섯 딸을 둔 황규성 상사 가족, 3남 4녀의 김배근 상사 가족. 육군 제공

“군인 월급만으로는 3남 4녀를 키우는 게 쉽지 않죠. 그래서 동물원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만 가봤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음껏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아껴가며 식탁에 수저 하나 더 놓는 행복이 더 큽니다.”

육군 60보병사단 소속 김배근 상사(42)의 가족 이야기다. 김 상사의 집에선 항상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삶에 부대껴도 그가 웃음을 잃지 않는 힘이다. 30일 육군에 따르면 60사단에는 김 상사 외에도 6명의 딸을 둔 두 가정이 더 있다. 황규성 상사(40)와 장일영 원사(45)가 그 주인공. 세 사람은 모두 부대에서 주임원사(행정보급관)로 근무하고 있다. 독신 가구나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으로선 드문 사례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가정들의 다복한 모습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1998년 결혼한 김 상사 부부는 처음엔 2남 2녀를 계획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 막내딸이 태어나면서 대식구가 됐다. 김 상사는 “7명의 아이가 자라면서 저마다 한 번씩 크게 다쳐 놀란 적도 많았다. 이제 한 살인 일곱째는 태어나면서부터 판막과 심장이 좋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현상 때문에 온 가족이 마음고생을 했다”며 “많은 자녀를 키우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같은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아이들에게 제때 필요한 것을 잊지 않고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했다.

황 상사의 여섯 딸 이야기는 방송에서 ‘슈퍼맨과 6공주’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2남 2녀 중 차남으로 자란 황 상사와 5녀 중 막내로 자란 그의 부인은 자식들에게 험한 세상에 서로 기댈 수 있는 나무그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한다. 황 상사는 식구 중 여자만 7명이다 보니 각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엄청난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섯 딸에 아내까지 포함해 7명이 내는 소프라노 음역대의 소리는 유명 오케스트라 화음보다 행복한 소리를 퍼뜨리는 음악”이라며 “첫째 딸은 동생들을 잘 지도하는 멋진 지휘자”라고 말했다.

장 원사는 결혼할 때부터 5명의 자녀를 둘 생각을 했다. 넷째를 낳은 뒤 부인이 연이어 두 차례 유산을 했지만 그 뒤로 쌍둥이를 얻었다. 장 원사는 “이제 한 살인 쌍둥이 자매는 어린 나이에 변비와 구토로 고생을 많이 했다. (너무 많이 낳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가끔 후회한 적도 있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면서 즐거워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때 후회와 걱정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