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이다 3, 4/김남중 글·강전희 그림/3권 175쪽, 4권 196쪽/각 권 9000원·비룡소
아버지를 찾는 일과 네덜란드에 가보겠다는 욕망이 이야기의 큰 축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해풍이가 옮겨 타게 되는 배는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합니다. 그곳은 유럽의 무역상인 ‘동인도 회사’의 전진 기지들입니다. 현지인들의 입장에서는 점령당한 곳이지요. 아버지를 잠깐 만나기도 했지만, 다시 헤어집니다. 해풍이는 ‘알려지지 않은 나라 조선의 아이’로 평가됩니다. 조선은 앞으로 점령할 땅입니다. 그를 네덜란드로 데리고 갈 충분한 이유입니다.
이 책의 1, 2권이 2013년에, 3, 4권이 올해 나왔습니다. 1, 2권은 일본에서, 3, 4권은 인도네시아에서 작가의 말을 썼습니다. 해풍이의 여정 그대로입니다. 작가는 다음을 위해 네덜란드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4권까지 해풍이의 여정은 고작 한 달이 흘렀을 뿐입니다. 앞으로 네덜란드를 거쳐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는 데 열 달이 걸립니다. 우리 동화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준비하고 쓰는 경우는 거의 처음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