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범.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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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롯데 불펜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롯데 대졸 2년차 좌완 심규범(24)은 23일까지 11경기에 나와 방어율 2.08(4.1이닝 1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까진 왼손타자 전문 스페셜리스트로서 원 포인트 릴리프로 주로 나오고 있지만 롯데불펜이 괴멸 지경에 다다른 지금, 투구이닝을 늘려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첫 타자 승부는 잘하는데 더 던지게 하면 흔들린다”라고 아직은 조심스런 견해지만 24일 마무리 김승회까지 2군으로 내려가며 심규범의 비중은 더 커질 상황이다. 마무리 투수를 2군으로 내리며 롯데는 외야수인 하준호를 콜업 했다. 그 정도로 2군에서 올릴 자원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불펜이 무너져서 지더라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지 못해서 졌다고 생각한다”는 이 감독의 얘기가 마냥 빈말이 아니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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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범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군에 내려갔다. 삼진도 1개 곁들인 산뜻한 1군 데뷔전이었는데 당시 롯데 코치진은 더 이상 심규범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납득하지 못해 실망할 법도 하건만 심규범은 지난겨울 체중을 올리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외모가 LA 다저스 류현진처럼 변했다. 키(180cm)만 좀 작을 뿐이지 웃을 때 보면 영락없는 류현진이다. 팀 내 별명도 류현진의 애칭인 ‘류뚱’에서 딴 ‘심뚱’이다.
구위는 몰라도 성격은 류현진처럼 대담하다. 위기 때 강타자와의 승부가 “즐겁다”고 말한다. “1군에 있는 것 자체가 배우는 것도 많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배짱을 갖췄다. 안 좋았던 일은 빨리 털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성격도 불펜투수로서 강점이다. 선발 이상화(27)에 이어 롯데 불펜진에 오랜만에 지켜볼 가치가 있는 젊은 피가 등장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