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세상을 떠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는 소설 ‘양철북’으로 20세기 마지막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부터 단골 후보로 꼽히다가 1999년 72세에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첫 작품인 ‘양철북’(1959년)은 영화로 만들어져 1979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지금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세 살 때 스스로 계단에서 굴러 성장을 거부한 주인공 오스카의 기이한 삶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역사적 죄책감에 시달리는 독일인의 음울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전야제(어떤 행사에 앞서 그 전날 밤에 여는 축제)에서 영상을 통해 축시(축하의 시)를 낭송했다.
‘천천히 축구공이 하늘로 떠올랐다/그때 사람들은 관중석이 꽉 차 있는 것을 보았다/고독하게 시인은 골대 안에 서 있었고/그러나 심판은 호각을 불었다.’
그라스는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진 지식인으로서 문학의 울타리를 넘어 시대적인 이슈에 적극 참여했다. 자국(자기 나라)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신랄하게 고발했듯이 그는 2002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본을 향해 매운 비판을 날렸다.
“일본은 피비린내 나는 과거를 인도적, 인간적으로 되돌아보고 밝혀보지 못한다. 일본의 커다란 핸디캡(결점)이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잘못을 깨닫지도 못할 뿐 아니라 깨닫는다 해도 그걸 내놓고 말하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됐는데도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꿰뚫어본 말이다.
▼ 1. 다음 중 ‘세계 3대 영화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고르세요. ▼
②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③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④ 프랑스 칸 영화제
2. 본문을 읽은 수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각각의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사자성어를 보기에서 골라 써보세요.
<보기>
개과천선(改過遷善)
천양지차(天壤之差)
3. 귄터 그라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축시를 낭송한 것처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을 축하하는 시를 지어서 낭송해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