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안돼”
양상문 감독님께.
사실 저는 감독님께서 이미 마무리 투수를 교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봉중근 스스로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느끼게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15일 경기에서 3점 차로 뒤진 9회에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리는 걸 보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감독님,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봉중근이 LG의 ‘암흑기 에이스’였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2군에 내려가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동현(32)이 다른 팀 마무리 투수보다 못한 게 무엇입니까.
이동현이 7, 8회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루카스(30)를 내보내고 마무리 투수로 쓸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루카스와 한나한(35)을 동시에 내보내고 외국인 타자 2명으로 전력을 꾸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격력을 강화하면 마무리 투수를 쓸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황순기(44·서울 서초구 양재동)
“제모습 찾을 것”
마운드 자신감 중요하니 끝까지 믿어주면 꼭 부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그의 기쁨은 ‘우리 일’이 되고 그의 슬픔은 ‘내 일’이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요즘 마운드에 서 있는 형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형이 예전처럼 못 던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형이 약해지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TV 인터뷰에서 “힘든 시간인데 저를 버리지 않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죠. 누가 형을 버린단 말입니까. LG를 응원하는 모든 팬들은 절대 형을 버리지 않습니다.
형은 형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LG 팀 역시 선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리고 LG를 응원하는 팬들도 형과 선수들의 생각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저 마운드 위에서 자신 있게 ‘봉타나(봉중근+요한 산타나)’의 모습으로 던져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게 형의 진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형의 이름이 봉중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야생마’ 이상훈(44)은 말했습니다. “18.44m를 던질 수 없는 그날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고. 저 역시 형이 18.44m를 던질 수 없는 그날까지 믿고 응원할 겁니다. 다음 경기부터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주실 거죠?
―김한준(34·서울 서초구 서초동)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