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프랜차이즈 업체인 ‘가마솥김밥’은 ‘밥맛 좋은 쌀’을 슬로건으로 김밥을 만들어 판다. 이 회사는 경기 김포 지역에서 생산돼 조리 당일 도정된 ‘추청미’를 쓴다. 밥알이 단단하고 탄성이 높아 김밥과의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이준수 가마솥김밥 이사는 “영양분이 많은 쌀눈을 남기고 쌀겨는 절반만 벗긴 ‘오분도미’(五分搗─)를 쓰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쌀 소비가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체나 식품업체들이 기능성 또는 맛을 강조한 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같은 쌀이라도 기왕이면 건강에 좋거나 맛있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런 쌀 중 대표적인 것은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 ‘메디라이스’(Medi-rice)다. 현재 시중에서는 어린이들의 성장기에 필요한 철분과 아연의 함량이 일반 쌀보다 4배 이상 높은 미네랄쌀(고아미4호)과 고혈압 예방효과가 있는 가바(GABA)가 함유된 황금왕눈 쌀 등이 팔리고 있다. 또 쌀눈이 일반 품종보다 큰 쌀(거대배아미)과 검정색 찹쌀(청풍흑찰), 녹색 쌀(녹원찰) 등 특수미가 잇달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쌀을 재료로 쓰는 서양식 레스토랑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라 싸브어’(La Saveur)는 샐러드에도 밥을 곁들이는 등 쌀을 핵심 재료로 쓰고 있다. 진경수 라 싸브어 쉐프는 “쌀은 다양한 식재료와의 조합이 가능한 창의적인 식재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양재동 aT 제1전시관에서 열리는 ‘2015 국제외식산업 식자재박람회’에 ‘쌀의 재발견, 밥맛으로 승부하는 외식’을 주제로 쌀 테마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은 외식산업에서 쌀이 중요한 식자재로 인식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쌀도 충분히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식재료인만큼 쌀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 개발을 통해 쌀 소비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