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학교과서 ‘독도 도발’]
○ “일, 외교적 판단 기능 고장 난 듯”
정부는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3년 만에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를 재개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외상 취임 후 처음이었다.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예방도 주선했다. 못마땅해하는 중국을 설득해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언론 발표문에 담자고 설득한 것도 한국이었다. 모두가 일본이 원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일본은 외교장관회의를 한 지 약 보름 만에 역대 가장 악화된 내용이 담긴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켰다고 6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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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다가설 때마다 이어지는 일본의 역주행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취임 후 처음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고 ‘한일 관계의 조속한 진전’을 당부하고 난 뒤에도 아베 총리는 전범(戰犯)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미국의 뒤통수까지 친 이 행동으로 청와대는 당시 검토 중이던 한일 정상회담 재개 카드를 폐기했다. 또 일정을 협의 중이던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 안보정책협의회도 줄줄이 연기했다.
이듬해(2014년) 3월, 대일 여론이 여전히 안 좋았지만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의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처음으로 아베 총리를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그 이후 한일은 국장급 위안부 협의를 개시하면서 접점을 찾는 듯했지만 일본이 △평화헌법 9조 해석개헌 강행 △위안부 강제동원을 시인한 고노 담화 검증을 강행하면서 관계가 급랭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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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어떻게든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대화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9일 시작되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의 첫 한일 순방과 5년 만에 재개되는 한일 안보정책협의회 이후 일본이 또 어떤 어깃장을 놓을지 주목된다. 외교 당국자는 “한미 관계가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다. 일본에 할 말은 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