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기꾼들/이언 그레이엄 지음/이은경 옮김/400쪽·1만5000원·시그마북스
1920년대 프랑스에 살았던 빅토르 루스티그란 인물을 보자.
당시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은 1889년 건립된 이래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녹이 많이 슬었다. 빅토르는 이를 돈벌이 기회로 여겼다. 전국 고철거래상을 근사한 호텔에 초대해 자신을 정부관리라 소개한 뒤 에펠탑을 철거할 거라 발표했다. 7000t에 이르는 철근 덩어리를 입찰에 붙여 뇌물까지 받아가며 팔아먹었다. 봉이 김선달 뺨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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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흥미로운 건 100가지도 넘는 모든 사례들이 실제 일어났었단 점이다.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세상엔 널려있다니. 제3자 입장에선 흥미진진하다. 다만 명심하자. 이런 사기는 결코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남이 속을 땐 혀를 차겠지만, 우리 역시 언제든 당할 수 있다. 당신이 사기꾼이 아닌 이상.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