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北核에 미칠 영향]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
이란 핵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對)이란 경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향후 제재를 해제할 명분이 생기고 이를 계기로 건설, 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이란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산업계는 향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될 경우 ‘제2의 중동 붐’ 조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정화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3일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이라며 “이란의 경제가 회복되면 건설 수주가 늘고 자동차 진출이 확대되며 소비재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10년 이후 이란 수주가 끊긴 건설업계는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석유·가스 관련 플랜트와 토목·건축 관련 프로젝트 수주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평판이 좋은 만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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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들은 유가 하락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방 세계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게 되면 이란의 원유 공급이 늘어 국제유가가 더 떨어지고 그에 따른 휘발유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 핵협상의 여파는 이날 유가에 곧바로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95센트(1.9%) 하락한 49.14달러에 마감했다.
나임 아슬람 에바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공언해 온 대로)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국제 원유 시장에) 더 쏟아내면 유가는 금세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유가 하락세가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유 도입처 다변화로 원가절감이 기대되긴 하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정제 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이상훈·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