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4월의 주제는 ‘안전’]<59>가정용 소화기 갖추셨나요
본보 김도형 기자가 소화기로 직접 불을 꺼보고 있다. 천안=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이걸로 정말 끌 수 있을까. 손에 쥔 소화기는 작고 가벼웠다. 무릎 높이에도 못 미치는 크기에 무게는 2.5kg가량. 하지만 안전핀을 뽑고 연소대 바닥을 향해 소화기의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자 그런 생각은 기우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불은 10초도 안 돼 완전히 꺼졌다. 소화기 하나의 위력은 대단했다.
3월 30일 오후 충남 천안시의 국민안전처 산하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에서 화재 진압 체험에 나선 기자는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에 맞먹는다’는 얘기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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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가정에서는 절반 정도만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집 안에 뿌리는 소화용구를 두고 현관에는 소화기 하나를 두는 것만으로도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프레이 같은 간이 소화용구를 갖추면 주방에서 시작된 작은 불길은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분말 같은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하지만 불이 번진 뒤엔 별 소용이 없다.
번지기 시작한 불은 소화기로 꺼야 한다. 흔히 보는 빨간색 분말소화기는 저렴하면서도 소화력이 뛰어나지만 소화기 분말 때문에 2차 피해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또 분말이 굳지 않도록 한 달에 한 번 뒤집어 주며 관리해야 한다.
2차 피해가 걱정되면 이른바 ‘청정소화기’로 불리는 할로겐화물소화기를 갖춰도 된다. 사용해도 흔적이 남지 않는 가스 계열 소화기다. 별도 관리가 필요 없지만 분말소화기보다 4, 5배 비싼 가격이 단점이다. 이 교수는 “다양한 소화용품을 인터넷으로도 쉽게 살 수 있으므로 모든 화재 유형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적절하게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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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