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한반도]봄가뭄 신음하는 중부지방 충주호 수위 역대 3번째로 낮아… 1m만 더 내려가면 유람선 스톱
비가 오지 않으면서 강원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심각한 봄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강원 인제군 소양강 상류지역은 강바닥을 드러낸 채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이 일대에서 내수면 어업에 종사하는 소양호 인제어촌계 소속 63명의 어민들은 수개월째 수입이 없어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매년 1월 열리던 인제빙어축제가 가뭄으로 무산되면서 빙어 판로가 막혀 타격을 본 어민들은 지난달 중순부터는 아예 물이 말라 배를 띄우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강원도내 곳곳의 식수원이 마르면서 주민 생활 불편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시군에 지원된 급수량은 520차례에 걸쳐 2800t에 이른다.
소양강댐은 저수위가 급감하면서 1973년 댐 준공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소양강댐관리단에 따르면 30일 현재 157.08m로 정상적인 용수 공급 하한선까지 7m만 남아 있다. 저수율은 30%. 이 때문에 소양강댐은 25일부터 용수 공급량을 기존 초당 35.9t에서 27.8t으로 22%가량 줄였다. 또 이날 댐 준공 이후 처음으로 기우제 및 안전기원제를 열기도 했다.
충북 충주호(제천지역 명칭은 청풍호)도 지난해 ‘마른장마’에 이어 올해 봄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에 따르면 30일 현재 충주호의 수위는 만수위인 141m에 23m 모자란 117.85m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위인 113m(1997년)와 5m 차이에 불과하다. 저수율 역시 1986년 충주댐이 준공된 뒤 역대 3번째로 낮은 27.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 일대 바닥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졌고, 충주댐 건설 당시 물에 잠겼던 충북 단양군 단성면의 옛 건물 터가 드러나고 있다. 충주호를 운항하는 3개 유람선 업체들도 운항 중단을 걱정하고 있다. 충주호 수위가 최소 116m 이상을 유지해야 중형 선박과 쾌속선 등의 운항이 가능한데 이보다 낮아지면 어쩔 수 없이 운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유람선 업체 관계자는 “유람선 운항이 중단되면 관광객이 줄어들고, 지역 내 숙박업소나 식당 등에도 영향을 줘 지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