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聯 창당 1년… 합당 주역 안철수의원 인터뷰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5일 창당 1주년(26일)을 맞아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정치연합 창당의 주역인 안철수 의원은 창당 1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당 강령에 △산업화 세력 인정 △민생 △안보 중심 노선을 담았다. 문 대표는 지난달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경제 안보’ 정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통합 1주년을 맞아 그 당시 만든 선언문을 다시 봤다”며 “문 대표는 지금까지 선언문에 있는 ‘통합’ 행보를 따르고 있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숙제는 당의 노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과거의 낡은 행태로부터 단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해 7월 말 대표직에서 내려온 뒤 자신의 정치생활 2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5개월 동안 잠행하던 그는 당내에서 ‘당명 변경’ 논란이 일자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말 문 대표를 비롯한 당 대표 선거 후보들이 “당명을 변경하자”고 주장하자 강력히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안 의원은 “당명 변경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지 당명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1년 전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하자 자신의 ‘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호랑이 굴에 들어간 사슴”이라고 조롱했다. 당시 안 의원은 “막상 호랑이 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는 없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나 1년 뒤인 현재 모습은 통합이 아니라 “안철수가 민주당에 흡수됐다”란 평가가 적지 않다.
그에게 ‘호랑이는 없다’는 생각이 여전한지 물었다. “호랑이는 없었다. 그 대신 더 힘든 계파정치의 폐해를 경험했다.” 안 의원은 “호랑이라는 것은 당의 확실한 주인이 아니겠느냐”며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초청해 ‘경제 성장을 위한 복지 투자’ 좌담회를 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안 지사는 친노의 울타리를 넘어 독자 세력화를 모색 중이다. 친노 세력의 주도권을 놓고 문 대표와 경쟁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이 이런 안 지사와 접촉한 것을 두고 본격적인 비주류 정치인의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