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5640억원 상환 임박하자 편지쓰고 직접 찾아가 협조 요청 메르켈 “유로그룹서 결정” 답변만
1월 취임 당시 “2차 세계대전 배상금이나 내놓으라”며 독일에 강경 목소리를 내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두 달 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절박하게 매달리는 신세가 됐다.
23일 독일 베를린에선 치프라스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국제 금융계는 치프라스 총리가 독일에서 추가 금융 지원을 얻어 낼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회담 직후 메르켈 총리는 “자금 지원과 그리스 개혁안 결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목적을 이루지 못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치프라스 총리의 독일 방문은 그리스가 자금난으로 국가 파산의 위기에 몰려 있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그리스는 4월 9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6700만 유로(약 5640억 원)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그러자면 당장 이달 말부터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