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엠플러스 시각문화박물관 정도련 수석큐레이터
정도련 엠플러스 시각문화박물관 수석큐레이터는 “대단위 문화시설을 마련할 때 겪는 진통은 한국 사회만의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콩=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아트페어 기간 내내 한국 갤러리 부스의 분위기가 틀림없이 눈에 띄게 활발했다. ‘블럼&포’를 비롯해 미국이나 일본 갤러리도 적잖은 한국 작가를 소개했다. 방문객의 호응이 뜨겁게 이어져 작가들도 상당히 고무됐다고 들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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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에 대한 재조명 분위기는 어떤가.
“글로벌 시장에서 작가의 사망이나 출생 몇 주년을 헤아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백남준은 한국 출신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비주얼 아티스트다. 세계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작가라는 공감대의 흐름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보는 것이 옳다.”
―엠플러스는 백남준 컬렉션을 어떻게 만들고 있나.
“컬렉션 하이라이트 첫머리에 소개하는 주요 작가 중 한 명이다. 백남준은 멀티미디어 설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엠플러스는 초기 작품을 조심스럽게 선별하고 있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59년 그린 ‘루트’ 수묵 걸개그림이 대표적인 예다. 모니터를 여러 개 쓰기 전 만든, 희소성을 가진 초기작 중심으로 유럽 개인 수집가들을 수소문하고 있다. 아시아에 자리한 글로벌 시각 문화 뮤지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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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부터 지어 놓고 보는 고질적 문제를 언급하는 이가 많지만, 엠플러스도 홍콩 안에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최근 몇 해 동안 중국에 우후죽순처럼 수많은 미술관이 세워졌지만 꾸준히 잘 운영된 사례는 드물다. 평균적으로는 한국 미술계가 더 내실 있고 안정적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규모 문화 시설을 새로 마련할 때는 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믿음을 얻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콩=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