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시인 신경림-다니카와 뼸타로… 對詩集양국에서 동시에 출간
대시집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 를 한일 양국에서 동시 출간한 한국 신경림 시인(오른쪽)과 일본 다니카와 뼸타로 시인. 위즈덤하우스 제공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난 다니카와 시인은 10대 후반에 등단한 뒤 1952년 첫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을 출판한 이래 시집을 포함해 200여 권의 책을 냈다.
두 시인은 지난해 1월부터 6개월간 번역자 요시카와 나기를 가운데 두고 전자메일로 시를 주고받았다. 지난해 4월 신 시인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침통한 심정을 담은 시를 일본으로 보냈다. “남쪽 바다에서 들려오는 비통한 소식/몇 백 명 아이들이 깊은 물 속/배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는/온 나라가 눈물과 분노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도 나는/고작 떨어져 깔린 꽃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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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도 엇비슷한 두 시인은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을 각각 맡아 썼다. 다니카와 시인은 들어가는 말에 “국가 간의 관계가 순조롭지 못할 때도 시인들은-그들도 그 안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또 하나의 편안한 공간에서 정치인들의 언어와 차원이 다른 시의 언어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신 시인은 나오는 말에 “우리가 서로 나라가 다르고 말이 다른 만큼 생각이나 정서가 같을 수야 없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지구 상에 같은 시대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라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