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경연프로그램은 방송 내용이나 결과가 ‘생명’이다. 하지만 출연자나 방청객의 부주의로 사전에 내용이 유출돼 재미를 떨어뜨린다. 사진은 방송내용이 유출되고 있는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사진제공|CJ E&M
탈락자·새 출연진 사전노출로 몰입 방해
‘나는 가수다3’ ‘언프리티…’ 대응 속앓이
방송사의 오디션·경연프로그램이 일부 시청자의 스포일러로 끊임없는 몸살을 앓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3’나 SBS ‘케이팝스타4’,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등 오디션·경연프로그램 제작진은 매회 시청자와 누리꾼의 온라인을 통한 스포일러(방송 내용이나 줄거리가 사전에 노출되는 것)성 글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걸그룹 AOA의 지민을 비롯해 제시와 치타 등 여성 래퍼들이 날 선 대결을 펼치는 ‘언프리티 랩스타’는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시청자 관심이 높다. 그만큼이나 스포일러성 글도 많다. 매회 방송이 끝난 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음 대결 결과에 관한 질문이 오르고 무삭제 영상, 랩 가사 공유가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탈락자나 새롭게 투입되는 출연진 등 방송 내용이 노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3’. 사진제공|MBC
‘나는 가수다3’도 상황은 마찬가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온 만큼 새로운 가수나 탈락자에 대한 ‘사전 노출’ 가능성도 높다. 특히 방청객으로 구성되는 청중평가단을 대상으로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그 우려를 더욱 키운다. 제작진은 녹화현장에서 관련 내용 유출과 관련해 방청객의 자제를 당부하지만 스포일러는 끊임없이 등장하고 또 소비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 관계자는 18일 “녹화 일정을 조정해 방송일과 시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관객에게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전부다. 설사 유출되더라도 이를 공론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청조 기자 minigram@donga.com 트위터 @byros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