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靑 초청해 순방성과 설명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중동 순방 성과를 설명했다. 역대 정부에서는 대통령 순방 직후 5부 요인을 초청하는 일이 종종 있었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다가오는 ‘제2의 중동 붐’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으로 이어지려면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분께서 경제 재도약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과 5부 요인의 만남은 정 의장의 요청을 박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정 의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하고 난 뒤 최소한 3부 요인이나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해 줘야 한다”며 “국회의장이 언론보도만 보고 (대통령의 소식을) 안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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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지지율이 바닥을 친 뒤 소통 행보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요즘 대통령에게 일정과 관련한 건의를 올리면 곧바로 ‘하자’는 반응이 내려온다”며 “예전에는 반응이 없거나 ‘꼭 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대통령 스스로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취임 이후 청와대 분위기도 상당히 달라졌다. 최근 한 수석비서관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할 내용을 이 실장에게 전달하자 이 실장은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내용을 잘 모르는 내가 보고하면 오히려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각 수석실의 비서관들과 별도의 식사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각 비서관실을 방문해 행정관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내부 소통부터 활발히 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과 이 실장이 소통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정권의 성패가 달린 개혁과제를 추진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 상반기는 개혁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기(適期)다. 이 기간 안에 가급적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는 개혁과제를 밀어붙이려면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소통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개혁과제를 성공시키는 ‘국정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총리가 전날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깨끗한 정부’ 이미지를 강화해 개혁과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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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