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의학에 사용되는 화합물들과 시판되고 있는 약물들을 인체 내 대사산물들의 구조와 비교했다.
이상엽 KAIST 교수팀은 한약제를 만드는 데 쓰이는 다양한 조합 중 14개 조합이 생체대사과정에 관여해 분자생물학적으로 치료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1일 밝혔다.
한의학 처방에서 쓰이는 ‘군신좌사’란 여러 한약재의 역할을 임금(君)과 신하(臣佐使)에 빗댄 말로, 치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약재를 다른 약재들이 도와 효과가 잘 나타나도록 하고 독성을 줄여주는 처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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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단피에서 유래한 물질인 ‘페오놀(paeonol)’은 단삼에서 추출한 ‘군’ 역할의 약재 효과를 배가해 심근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으며, 주목나무에서 추출한 ‘택솔(taxol)’은 ‘신’역할을 하는 다른 약재와 조합하면 유방암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제1저자인 김현욱 연구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된 14종의 조합법은 전통한약에서 사용되는 제조법”이라며 “여러 화합물의 상호보완작용이 ‘군신좌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약의 작용 원리를 밝히고 임상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해야 향후 전통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