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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해외 구인-구직 불균형 해결이 급선무”

입력 | 2015-03-11 03:00:00

본보-청년委, 청년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빌딩에서 ‘청년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인성 부산가톨릭대 교수, 김연정 K-무브 스쿨 연수생, 신용한 청년위원장, 이동영 동아일보 차장, 이재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 이성권 FCL 대표.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젊은이들의 활동 무대는 이미 국경을 넘어선 지 오래다. 열정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청년들의 도전정신 덕분이다. 정부도 해외로 취업하는 이들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외 취업 지원책이 어학연수, 스펙 쌓기 등 국내 기업 입사를 위한 수단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좀 더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6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함께 ‘청년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서울 종로구 청년위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신용한 청년위원장, 이재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 이성권 FCL 대표, 정인성 부산가톨릭대 교수, 김연정 K-무브 스쿨 연수생이 참여했다. 사회는 이동영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창업경제팀장(사회부 차장)이 맡았다.

―정부가 진행 중인 청년 해외 취업 주요 정책은 뭔가.

▽이재흥 실장=지난해 하반기(7∼12월) 해외 취업 정책을 양에서 질 중심으로 개편하고 사업도 ‘K-무브’ 브랜드로 일원화했다. K-무브 센터, K-무브 멘토 등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낮은 임금 수준이나 단순 노무직 취업, 사후 관리가 잘 안 된다는 일각의 지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청년실업이 세계적인 고민거리인 만큼 바로 취업자 수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기업들이 함께 협력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본다.

▽정인성 교수=부산가톨릭대는 2009년부터 해외 취업 지망자 대상 교육 시간을 약 720시간으로 늘렸다. 국내는 학연, 지연 등이 취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외국에서는 직무 습득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집중 교육을 통해 외국에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 수준도 충족하니 외국 기업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실제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이나 해외로 나가려는 구직자들이 느끼기엔 다소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서중호 대표=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데 미국, 베트남 등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사비를 들여 우수한 마이스터고 졸업생 등을 해외 공장에 취업시키지만 사실 현지에 정착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다.

▽이성권 대표=인도네시아에서 물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나도 16년 전 해외로 취업했다 강제추방당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현지에 온 인턴사원들을 보면 그곳에 정착해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인턴 경험을 쌓고 한국에 돌아와 대기업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지사에서 일하다 실력을 쌓아 현지 기업으로부터 연봉 1억 원을 받고 스카우트되기도 하는데 이런 성공 사례는 잘 모르는 듯하다.

▽김연정 연수생=생명과학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K-무브 스쿨에 다니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해외 일자리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포털에서도 검색이 어렵다 보니 해외 취업을 꿈꿨던 이들도 정보가 부족해 국내로 눈을 돌리는 형편이다.

―수요와 공급 사이에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줄이는 게 급선무일 듯하다.

▽신용한 위원장=해외 취업 정책의 성공은 취업 확률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 청년위가 구직자를 조사해 보니 73%가 해외 취업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희망 국가가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 몰려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나라는 중국 베트남 등이다. 국내 기업이 진출한 지역의 취업 성공률이 높은데 정작 구직자들은 이를 잘 모른다. 이러한 미스매치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많이 내보내도 그곳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다.

▽정 교수=해외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직종을 조사해야 한다. 외교부 등에서 수요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대학과 함께 이를 정리한다면 구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정부 정책의 실효성도 높일 방안은 뭔가.

▽신 위원장=특정인의 스펙을 만들어주는 데 국가 예산을 쓰는 것에는 반대한다. 나라의 지원을 받아 외국에 나갔다면 그곳에서 직장을 잡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경제성장 정책과 맞물린 해외 취업 정책도 필요하다. 청년위도 페이스북, 포털 등을 통해 해외 취업 정보를 계속 소개하도록 힘쓰겠다.

▽정 교수=교육에 관한 투자는 다섯 배 이상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헛돈을 쓰지 않고 해외 장기 취업자를 늘릴 수 있도록 대학에 좀 더 많은 기회를 달라.

▽서 대표=기업이 아무리 해외 취업을 장려해도 취업 비자가 안 나오면 말짱 도루묵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비자 문제를 해결해 달라.

▽이 대표=구직자에게도 의욕과 절박함이 필요하다. 처음엔 조금 힘들더라도 조금 참으면 훨씬 더 많은 성과가 찾아온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 연수생=K-무브 스쿨처럼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제대로 자리 잡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했으면 좋겠다.

▽이 실장=큰 틀에서 능력 중심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해외처럼 기업과 대학이 함께 숙련 근로자를 양성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뿌리내려 실무와 직무 중심 현장 인력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 예산도 2013년(290억 원)보다 23% 늘린 356억 원이 책정됐다. 당장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믿고 지켜봐 달라.

<참석자 명단>

○ 사회
: 이동영 동아일보 차장 (청년드림센터 창업경제팀장)

○ 패널
: 신용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 이재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 이성권 FCL 대표, 정인성 부산가톨릭대 교수, 김연정 K-무브 스쿨 연수생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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