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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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비 LPGA 시즌 첫 승의 의미
세계 1∼3위 실력보다 실수 싸움…평정심 우위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처음 펼쳐진 세계랭킹 1∼3위의 대결은 역시 큰 기대와 관심을 불러 모았다. 8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에서 끝난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선 뉴질랜드교포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와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우승을 놓고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우승은 박인비(사진)의 차지였다. 그녀의 우승 뒤에는 철벽같은 멘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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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5번홀에서 2번째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분위기는 리디아 고 쪽으로 흘렀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이후 실수를 되풀이하며 박인비를 편하게 해줬다. 루이스는 멘탈에서 무너졌다. 1번홀(파4)에서 4m 거리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그녀는 갑자기 갤러리들을 향해 오른 손바닥을 내밀며 항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자신의 실수였지만, 갤러리의 방해 때문에 버디를 놓친 것처럼 행동했다. 루이스는 이후에도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갈 때마다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결국 후반 들어선 자멸하고 말았다.
리디아 고와 루이스에 비하면 박인비의 경기 초반 흐름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3번홀까지 계속된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5번홀에선 공동선두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박인비의 철벽같은 멘탈은 이때부터 더욱 빛났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표정의 변화는 없었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늘 같은 표정이었다.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하던 박인비는 11번홀(파4)에서 찾아온 딱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승부사 기질이 엿보였다. 1타차 불안한 선두였던 박인비는 리디아 고가 버디 퍼트를 놓치고 쉽지 않은 파 퍼트를 남겨두자, 기다렸다는 듯 버디를 잡아내며 몰아세웠다.
박인비는 우승 후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리디아와 루이스가 잘 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추격에도 놀라지 않았다. 오늘은 경기가 마음껏 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우승했다. 나는 실수를 하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은 실수를 했다. 나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였다”고 승인을 밝혔다. 골프여왕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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