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어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테러를 가한 김기종을 ‘종북 극단주의자’라고 규정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종북 세력의 ‘숙주’ 노릇을 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김기종과 그를 옹호하는 북한의 행태는 비판하면서도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서는 “종북몰이 고질병이 도졌다”고 대응했다. 우방국 대사가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을 놓고 정치권이 서로 삿대질을 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김기종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의 존재 여부, 나아가 종북 세력을 단속하는 문제는 수사당국과 공안당국에 맡기면 될 일이다. 새누리당이 지나치게 정치 이슈화하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전현직 새정치연합 의원 10여 명이 김기종을 지원해 주고 협력해 줬다”고 주장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새정치연합 전체가 김기종을 옹호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그동안 옛 통합진보당과의 선거 연대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 종북 세력의 활동 공간을 넓혀 주는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새정치연합은 북한인권법 제정과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제명,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다.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 때에도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종북 얘기가 나오면 거부 반응부터 보일 게 아니라 왜 자신들이 ‘종북 숙주’라는 비판을 받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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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향후 새정치연합의 집권을 위해서는 이념적 중도층과 경제적 중산층 등 ‘중원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어제 내놓았다. 국가 안보는 물론이고 정치적 도약을 위해 새정치연합은 종북 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