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양국 지도자들이 언제 만날지는 양쪽의 편의를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중국과 북한 간 전통적 우의를 귀중히 여겨 양국 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명시적이지는 않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관계가 소원했던 만큼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시 주석과 김정은은 올해 세 차례 만날 기회가 있다. 다음 달 인도네시아의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9월 중국의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다. 특히 비동맹회의의 구심체인 반둥회의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1965년 김일성이 김정일과 함께 참석한 전례가 있다. 김정은이 참석할 경우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 중국이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초대해 보다 격식을 갖춘 회담을 할 수도 있다. 올해는 김정은이 외교 무대에 데뷔할 개연성이 큰 해로 꼽힌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3년 동안 혈맹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관계가 좋지 않았다. 양국의 인적 교류가 연평균 47.6회에서 15회로, 김정일 시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연구도 있다. 군사적 교류 역시 크게 줄어들었으며 경제와 관련된 정부 대표단의 교환은 전혀 없었다. 북한의 핵실험이 결정적으로 양국 관계를 악화시켰고 중국과 가까웠던 장성택의 처형도 악재였다. 반면 시 주석이 주석 취임 이후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했을 만큼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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