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 36% ‘9시 등교’ 첫날 학생들 “쫓기듯 등교 안해 좋아요”… “아침시간 제대로 활용못해” 불만도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왕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오전 9시 정각에 맞춰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시행한 데 이어 서울지역 초중고교 1299곳 중 462곳(35.6%)이 이날부터 9시 등교제를 시작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제도 시행 첫날인 2일 전업주부와 학생 상당수는 ‘여유 있는 아침’에 만족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 씨(39)는 “8시 반까지 학교에 보낼 때는 아이들을 일찍 깨워야 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아도 됐다.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방서현 양(11)은 “아침에 쫓기듯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서 좋다”며 “평소보다 30분 늦게 학교에 가면 되니, 등교 준비도 좀 더 천천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됐다며 울상이었다. 맞벌이 학부모 최모 씨(48·여)는 “예전에는 바빠도 아이의 등교를 챙긴 뒤 출근하면 됐다. 하지만 엄마가 출근한 뒤에 아이들이 등교를 하게 돼 제대로 신경 써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이진호 씨(50)는 “외벌이면 몰라도, 맞벌이하는 집에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한창 신경을 써줘야 할 시기에 아침에 제대로 신경을 못 써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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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