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대 코스콤 사장 포부 밝혀
코스콤 제공
정연대 코스콤 사장(63·사진)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본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38년간 금융 정보기술(IT) 업무를 전문으로 해 온 전통 핀테크 기업인 코스콤이 핀테크 밸리 구축에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의 설립과 성장, 모험자본의 투자와 회수에 이르는 ‘핀테크 생태계’ 구축의 전 과정을 지원하기에는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여의도 증권업계에서 구조조정된 인원만 6000여 명으로 아까운 기술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많다”며 “이들을 IT와 접목해 핀테크 활성화에 활용하면 핀테크 산업도 발전하고 침체된 자본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뽑힌 기업에는 사무실 제공은 물론이고 마케팅·영업 관련 교육 지원, 현금 투자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코스콤이 스타트업과 자본시장을 잇는 연결 통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코스콤은 상반기(1∼6월)에 증권사, 벤처캐피털, IT기업, 학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본시장 핀테크 협의회’도 발족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핀테크와 관련해 덩치가 크고 규제가 많은 은행, 보험 등에 비해 증권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다”며 “협의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핀테크 밸리를 조성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정부 부처의 도움을 강조했다.
1월 말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코스콤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말 아제르바이잔의 자본시장 IT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했으며 조만간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의 증권시스템 현대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4월에는 이란의 금융IT기업과 증권시스템 수출계약도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이를 발판으로 중동,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코스콤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며 90%가 국내 자체 기술이라 부가가치도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