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어 2015년도 경영권 분쟁… 표 대결 앞두고 우호지분 확보 나서
일동제약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제안한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주주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제안서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와 감사를 녹십자 측 인사로 추천해 선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 열리는 일동제약 주주총회에서는 일동제약과 녹십자가 각각 추천한 인사 중 표결을 통해 신임 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결정하게 됐다. 일동제약 이사회는 신임 이사 후보로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사내이사)과 서창록 고려대 교수(사외이사)를, 신임 감사로는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추천했다. 녹십자는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과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로 추천한 상태다.
양측의 지분 차는 3.16%포인트. 결국 피델리티와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은 “회사 발전을 위한 주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환영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위는 철저히 막을 것”이라며 녹십자의 행보를 경계하고 있다. 반면 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당연한 권한 행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경영권 개입에 따른 표 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총에서는 일동제약이 54.6%를 확보해 녹십자의 반대를 무마시킨 바 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것은 2011년부터다. 녹십자는 당시 계열사인 녹십자생명(현 현대라이프)을 통해 일동제약 지분을 7.7%까지 사들였다. 이후 일동제약 지분을 29.36%까지 꾸준히 늘렸고 지분 보유 목적도 ‘경영 참여’라고 공시하면서 두 회사는 계속 긴장 관계에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