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男, 세종시 편의점 등서 3명에 총격-방화 뒤 자살
현장 감식하는 경찰… 범행에 사용된 총 25일 오전 피의자 강모 씨가 헤어진 여성의 가족 3명을 엽총으로 살해한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편의점(위 사진)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강 씨는 사건 직후 편의점에 불을 지르고 도주하다 자신도 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범행에 사용된 엽총 2정(아래 사진)과 실탄은 강 씨와 함께 발견됐다. 세종=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5일 오전 8시 10분경 강모 씨(50·무직·경기 수원시)는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H대 인근에서 출근하려던 옛 동거 여성 김모 씨(48)의 오빠(50)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이어 편의점 옆 주택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김 씨의 부친(74), 편의점 안에 있던 김 씨의 현 동거남 송모 씨(52)에게 연이어 총을 쏴 숨지게 했다. 그는 편의점에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가 이날 오전 10시 5분경 사건 현장 인근 금강천변에서 총으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강 씨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수렵 허가를 받았고 평소에도 수렵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씨는 실탄 37발을 갖고 있다가 범행에 5발을 사용해 32발이 남아 있었다. 총기 관리 규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범행이 계획적이라고 보고 있다.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있었지만 강 씨는 이들에게는 총을 쏘지 않았다. 김 씨의 오빠가 사망할 때 옆자리에 있던 김 씨의 아들(22)이 화를 피해 경찰에 신고했다. 옛 동거 여성 김 씨는 사건 당시 모임 참석차 다른 지방에 있었다.
○ “돈과 애정 문제 뒤얽힌 참극”
사건을 수사 중인 세종경찰서는 피의자 강 씨가 김 씨의 가족과 재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은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1년 6개월 전 김 씨와 헤어지면서 편의점에 투자했던 지분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강 씨는 헤어지기 전 김 씨와 편의점을 운영했었다. 한 주민은 “강 씨가 마을을 떠나기 직전 찾아와 ‘편의점에 투자한 돈이 8000만 원이 넘는데 김 씨 아버지가 3000만 원만 주고 나머지는 포기한다고 각서를 쓰라 했다’며 분개했다”고 전했다.
세종=지명훈 mhjee@donga.com / 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