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슈 따라잡기] [내집 마련, 언제가 좋을까]부동산 전문가 10명의 시장 전망
○ “5월까지는 집값 상승세 이어질 것”
주택 관련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세난이 극심한 서울의 경우 13일 기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분양시장의 활황세가 기존 주택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착한 분양가’에 끌려 청약시장을 기웃거리던 수요자들이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의 문턱이 높아지면 기존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게 돼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설 직후 집 장만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지점장은 “자칫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로 가면 가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설 직후 집 장만을 적극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도 “1분기(1∼3월) 이후에는 더 오른 가격에 집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딘 경기 회복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집을 사거나 과도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저성장 국면인 데다 내년부터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도 가급적 저렴한 매물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 중대형 갈아타기는 “글쎄”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 중소형이 대세인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낡은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옮겨가는 것은 괜찮지만 무리하게 큰 평형으로 갈아탔다가 향후 되팔지 못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과거 평수로 따져 40평형대(전용 135m² 이하)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실장은 “노부모를 모시는 베이비부머,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등 중대형에 대한 잠재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적어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결심했다면 지역이나 매매가격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 강남권에선 중대형에 대한 선호가 꾸준히 있지만 서울 외곽이나 신도시에서는 전용면적 85m²까지의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중대형 거래가 잘되는 지역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상 팀장은 “중소형과 중대형의 가격 차가 많이 좁혀진 지역이라면 가격 상승기에 중대형이 조금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 분양시장 이곳을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특히 27일부터 수도권의 경우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년 이상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는 등 청약조건이 완화되면서 경쟁률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수도권에서 주목해볼 만한 분양 물량으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마포구, 서대문구, 중구 등 도심권 재개발단지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신도시나 택지지구로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 ‘빅4’로 불리는 경기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을 꼽았다.
홍수영 gaea@donga.com·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