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 김성수 선생 60주기 추모식]
이 용 훈인촌기념회 이사장前 대법원장
일제의 신민으로 살아야 했던 시대, 나라를 잃어도 민족은 남아 있으니 누군가는 나서서 핍박받는 민족을 거두어야 했습니다. 젊은이들을 교육해 실력을 길러줘 독립자강의 바탕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선생이 그 역할을 하셨습니다.
선생은 학교와 신문사에 천하의 인재를 모았습니다. 송진우 백관수 장덕수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선생 주위에 모인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뒤에서 인재들을 돌본 분이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는 직접 나서서 난관을 이겨냈습니다. 대공황 때 동아일보와 경성방직 사장을 맡으신 것과, 일제 말기 보성전문학교 교장 자리를 지키면서 청년교육에 헌신하신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선생의 60주기를 맞아 연초에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 채널A, 고려대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심포지엄에서 동아일보가 초창기부터 왜 정구와 수영 등 스포츠 종목에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논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3·1운동이 실패로 끝나고 의욕을 잃은 백성을 일깨우기 위한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선생의 애국정신은 이 사회에 영원한 빛으로 남아 우리의 앞날을 밝혀줄 것입니다. 민족의 스승이셨고 나라의 큰 어른이셨던 선생의 명복을 빌며 삼가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