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야당이 불참해도 총리 인준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여당의 단독처리든 여야의 표결처리든 결론이 날 것이다. 이 후보자가 인준을 통과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소폭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발표한다. 인준 투표가 순조롭지 않을 경우 개각 발표는 설 연휴 뒤로 미룰 수도 있다. 그러나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까지 질질 끄는 것은 국정 운영이나 국면 전환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어차피 국민의 관심은 개각보다는 새 비서실장이 누구냐에 옮겨 가 있다. 지난달 23일 박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 카드’를 내놓았을 때의 인적쇄신 효과는 청문회를 거치면서 빛이 바랬다. 이제 새 비서실장의 인선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한 모습을 보일지의 여부를 알 수밖에 없다.
잇따른 인사 잡음과 청와대 문건 파문, 연말정산 파동 등을 거치면서 민심은 박 대통령에게 ‘국정 수행 지지율 29%’라는 옐로카드를 보냈다. 이런 상태로는 국정을 힘차게 끌고 갈 동력을 찾기 어렵다. 경제 활성화, 4대 구조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같은 핵심 과제들이 좌초한다면 박 대통령도 큰일이지만 나라가 어떻게 될지가 더 걱정이다. 총리 인준 문제로 정국이 급랭한다면 더더욱 대통령의 분신과 같은 비서실장이라도 교체해 민심을 추스르고 국정 운영을 제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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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심 없는 참모가 중요하다고 해도 ‘윗분의 뜻’을 받들기만 하는 비서실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새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당정, 나아가 야당과의 소통에도 지장이 없어야 한다. 흐트러진 청와대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신선하고 국민 화합에도 보탬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민심에 다가갈 수 있는 마지막 비서실장 교체 카드마저 허망하게 날려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