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3시경 경북 경주시 마동 코오롱호텔 지하 1층 보일러실에서 화재 진화용으로 설치된 이산화탄소가 다량 유출돼 현장에서 단열재 제거 작업을 하던 근로자 박모 씨(45)가 숨지고 김모 씨(38) 등 6명이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15일 해당 철거 업체 관계자와 호텔의 소방 담당 직원 등 4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갑자기 화재감지기가 울리면서 소화 설비가 작동한 점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는 열과 연기 감지기 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 농도가 50% 이상이면 순식간에 불을 끌 수 있지만 인체에는 치명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업체 근로자가 작업을 하던 중 분진이 발생해 연기 감지기가 작동했을 경우와 회로 손상으로 오작동 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호텔 관계자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화 설비가 있는 공간에서 작업을 할 때 설비를 수동으로 바꾸거나 안전 제어 장치를 장착하는 등 안전 수칙이 지켜졌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사 감독상의 과실은 없는지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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