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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정상 17시간 협상끝 타결… 휴전 지켜질지 불투명

입력 | 2015-02-13 03:00:00

‘우크라 휴전 합의’ 주요 내용
정부군-반군 모든 포로 교환하기로… 동부 자치권-전략요충 놓고 이견
메르켈 “희망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



불만?… 연필 부러뜨린 푸틴 11, 12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4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에 지친 듯 부러뜨린 연필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위 사진). 두 동강 난 연필을 쥔 푸틴 대통령의 왼손을 확대했다(아래쪽 사진). BBC 화면 캡쳐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정상이 마라톤협상 끝에 마련한 휴전 합의로 10개월을 끌어온 우크라이나 내전이 진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핵심 문제인 교전 지역 주민의 자치권 등에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완전한 사태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17시간 진통 끝 극적 합의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참석한 4개국 정상회담에서 휴전 합의안이 나왔다.

합의안에 따르면 15일 0시를 기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휴전에 돌입하고, 양측 모두 중화기를 철수하기로 했다. 10개월간의 내전에서 발생한 양측의 포로는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모든 포로를 교환하기로 했다.

휴전 협정 이행을 위한 조치를 명시한 이번 합의문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실무 대표들로 구성된 ‘접촉 그룹’이 서명했다. 4개국 정상은 휴전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협상이 길어진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분리주의 반군 단체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군을 대표하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대표 등은 자신들이 관할하는 지역의 주민 자치를 요구하며 한때 합의안 서명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러시아의 설득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각국 정상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협상장에서 푸틴 대통령이 손에 든 연필을 두 동강 내는 사진도 외신에 올라왔다. BBC는 또 푸틴 대통령이 회담 직전 포로셴코 대통령과 인사를 나눌 때 손은 맞잡았지만 눈은 거의 마주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때 메르켈 총리, 올랑드 대통령도 웃지 않아 긴장된 분위기를 비쳤다.

○ 두 번째 휴전…이번엔 지켜질까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과 중화기 철수에 합의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희망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는 말로 이런 상황을 전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 중 핵심은 반군이 장악한 지역의 자치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개국 정상이 만나기 전에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을 지지한다”고 못 박았다. 포로셴코 대통령도 “이날 평화안에는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자치권 조항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반군 측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영토에 특수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까지 교전이 벌어진 전략적 요충지인 ‘데발체베’ 지역이 어느 쪽에 포함될지도 논란이다. 이 지역은 현재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지만 반군에 포위돼 있다.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최근 3주 동안 30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곳을 포함한 교전지역에 안전지대와 국경을 획정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에도 역시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그 후 교전이 격화된 전력이 있어 이번 협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군 측은 이날 “모든 조항은 추가적 조율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어떤 위반이라도 한다면 추가 접촉과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합의가 사실상 지난해 휴전협정의 반복일 뿐이어서 미국과 러시아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덕영 firedy@donga.com·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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