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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긴수염고래 41년만에 왔지만…

입력 | 2015-02-12 03:00:00

남해 홍합양식장 줄에 걸려
길이 10m에 20t… 긴급구조 실패




북태평양 긴수염고래가 41년 만에 국내 연안에 나타났다. 북태평양 긴수염고래는 지구상에 300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대표적 멸종위기종이다.

11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반 경남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 연안 홍합양식장 부이 줄에 고래가 걸려 있다는 신고가 남해군에 접수됐다. 군청과 통영해양안전서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부산아쿠아리움에 연락했고 오전 11시경 전문가 8명이 긴급 출동했다. 선박 5척과 수중절단팀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나섰으나 두께 5mm 줄이 복잡하게 엉켜 있어 결국 실패하고 오후 7시경 철수했다. 구조팀은 12일 오전 8시에 구조 작업을 재개한다. 발견된 긴수염고래는 길이 10m에 무게 20t 크기로 꼬리 쪽에 여러 가닥의 줄이 감겨 있는 상태다.

구조팀은 “고래의 특성상 계속 앞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고, 몸에 감긴 줄이 팽팽한 상태에서 섣불리 절단하다가는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래는 구조돼도 몸에 난 상처 때문에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긴수염고래는 다 자라면 길이가 18m에 이르고 무게는 80t에 달한다. 수명은 60∼70년 정도다. 남반구(1000여 마리)·대서양(350여 마리)·북태평양 긴수염고래 등 3종류가 있으며 모두 보호·멸종위기종이다. 다른 고래와 달리 속도가 느린 탓에 18세기 이후 남획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국내 연안에서는 1974년 동해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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