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듀오 로맨스탭의 신잔디-이종필(오른쪽). 사진|오피스에이트피쉬
“위로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5일 첫 싱글 ‘트립’을 발표하고 음악여정을 시작한 혼성듀오 로맨스탭(Romance Tap)은 ‘위로의 음악’을 추구한다.
서정적 감정에 초점을 맞춰 편안하지만 진지하고, 세련되지만 따뜻한 사운드를 추구하며 포크 기반의 팝을 연주한다. 로맨스탭이란 이름도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만나다’는 의미다.
함께 수록된 ‘이미 지났…길’은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피아노와 현악기, 반복적 드럼 리듬으로 표현한 곡이다.
두 곡 모두 “과거에 대한 회상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자신만의 여행에서 BGM(배경음악)이 된다면 참 좋겠다는 소망으로 작업한” 노래다.
로맨스탭은 이종필(42)과 신잔디(27)의 팝밴드다. 보컬이 필요했던 이종필, 무대가 필요했던 신잔디는 2013년 가을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김치찌갯집에서 처음 만났다.
“신잔디의 첫인상부터 좋았다”는 이종필은 “오디션을 겸해 내가 만든 곡을 부르게 했는데, 감성적인 면이나, 이미지면에서 잘 맞는다 생각됐다. 프로듀서 입장에선 내 노래를 잘 불러주는 사람이 좋은 거 아니겠나”라고 케미스트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소녀감성’으로 곡을 쓰지만, 남자다보니 감정적으로 풀어주지 못하는 부분을 신잔디가 풀어준다. 그래서 시너지가 난다”고 했다.
이종필은 2000년 록밴드 ‘내 귀에 도청장치’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했다. ‘인디 1세대 밴드’로 불리는 고스락에서도 베이스를 쳤다.
밴드 활동을 그만두고 공연연출을 하다 “나이도 들고, 또 원래 좋아하던 포크음악”으로 새 출발에 나섰다. “변절자란 소리를 들을 만큼 음악적 변화”다.
신잔디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어려서부터 여러 아마추어 무대에 올랐던 신잔디는 회사생활 하면서 우연찮게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고, 그때 겪고 있던 정체성의 혼란기를 끝내는 계기가 됐다.
이종필은 “신잔디는 말할 때 음성과 노래할 때 음성이 다르지 않다. 밝은 사운드에 슬픈 노랫말이 갖는 감정선을 잘 표현한다”고 칭찬한다.
신잔디는 “꼭 부르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해줄 만큼 곡이 좋다.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일치하니 팀워크가 좋을 수밖에 없다. 서정적 코드가 비슷하고, 공통분모가 많다”고 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특이하고 뽐낼 수 있는 음악보다는 오랫동안 들을 수 있고, 언제라도 다시 꺼내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따스한 건 오래 간다. 우리 음악이,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려주고, 혼자 있거나 사색할 때 찾아 듣는 노래면 좋겠다.”
‘트립’은 처음 내는 음반이라 “듣기 편하고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쉬운 곡”을 담았다. 4~5월 쯤 낼 EP앨범에는 “우리가 원하는 따뜻한 음악”을 더 보여주고, 9월 정규앨범엔 “더 풍성한 음악”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슬로 스타터가 되더라도 오래가고, 꾸준히 지치지 않고 계속 음악을 내고 싶다. 음악을 진지하게 쓰고 편안하게 전달하는 데 고민하겠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