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의 오션사이드 골프장에서 ‘지옥훈련’을 하고 있는 한화골프단 선수들(위 사진). 이민영이 개인별 맞춤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힘든 투어 생활을 견디기 위한 웨이트트레이닝도 필수다(아래 사진). 오션사이드(미 캘리포니아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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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골프단 미국 전훈 캠프를 가다
올해로 창단 5년째 역대 최다 우승 도전
아침엔 스윙연습, 밤엔 웨이트트레이닝
주 4회 18홀 라운드…연습은 실전처럼
“열여덟, 열아홉, 스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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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끝나면 기다리는 것은 지옥훈련
일주일 동안의 일정표는 숨이 막힐 정도다. 개인별 레슨으로 한 주가 시작된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한화골프단 김상균 감독과 현지의 쇼트게임 코치가 선수들을 1대1로 지도한다.
투어 10년차에 접어든 윤채영(28)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한화골프단의 최고참이다. 지난해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을 신고하며 유일하게 우승 맛을 봤다. 그러나 첫 우승에 만족할 수 없다. 올해 2승을 따내는 것은 물론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땀을 쏟아낸다. 윤채영은 “훈련이지만 실전과 다름없이 집중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어디에선가 우리처럼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 힘차게 스윙했다.
오전 4시간의 훈련이 어느덧 훌쩍 지나갔다. 선수들의 등줄기는 벌써 땀으로 흥건하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에는 개인연습이 진행된다. 오전에 교정 받은 스윙을 제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다. 자율적 연습시간으로, 오전에 비해선 긴장감이 덜하다. 그러나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올 시즌 받아들 성적표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선수들의 표정은 오전보다 더 진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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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한지 10분 정도 지나자 어느덧 선수들의 입에선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몇몇 선수들은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내기 위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마지막 힘을 짜낸다. 상체 훈련을 끝낸 윤채영은 “물론 몸이 고되고 힘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지옥훈련의 성과다”며 다시 러닝머신에 올라섰다.
● 빡빡한 투어 일정에 맞춘 특별훈련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오전 18홀 라운드가 잡혀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올해 대회 수가 더 늘어나면서 빡빡해진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춰 한화골프단은 ‘연습+실전’이라는 특별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상균 감독은 “연습이라고 해도 주 4회 라운드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연습보다 실전 경험을 더 쌓고, 연습 때 습득한 기술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쇼트게임 등은 연습보다 실전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힘든 일정에도 말없이 잘 따라주는 선수들이 고맙다. 이곳에서 흘린 땀이 시즌 때 좋은 성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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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훈련 속에서도 선후배들이 함께하기에 고단함은 덜 하다. 막내 유고운(21)과 최고참 윤채영의 나이차는 일곱 살. 유고운은 “힘들 때 옆에서 땀을 흘리는 선배들을 보면 다시 더 힘을 내게 된다. 훈련이 끝나고 선배들이 ‘수고했어’라고 격려해주는 한마디는 큰 힘이 된다”며 지옥의 문을 빠져 나갔다.
오션사이드(미 캘리포니아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