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혁신안 2월 시행 국산-외국산 말 통합경주 늘리고 주요 대상 경주 해외에도 개방
한여름 야간 경마에 출전한 경주마들이 힘차게 주로를 달리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2015년 경마시행계획’에 따라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이 함께 뛰는 산지 통합 경주가 확대된다. 한국마사회 제공
혁신방안은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 경마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태윤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장은 한국 경마의 현실을 “배를 타고 가는데 바로 옆에서 벼랑 아래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상태”라고 비유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 경마는 2002년 연간 94일이던 발매일과 1183회였던 경주 수가 2013년 각각 연간 152일, 2323회로 두 배 규모로 늘었지만 매출액은 0.7% 증가에 그쳤다. 더욱이 20∼40대 경마 고객 비율은 2010년 48.2%에서 지난해 36.6%까지 줄어 고객 노령화가 두드러졌다.
혁신방안은 국산 말의 수준 향상과 흥미 제고를 위해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이 함께 뛰는 산지 통합 경주를 확대하고, 종전 마리당 3만 달러였던 외국산 말의 도입 상한액을 5만 달러로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통합 경주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더욱 박진감 있고 흥미로운 경마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유도하도록 하기 위해 레이팅 제도도 시행한다. 경주마 능력을 경주 편성 강도, 도착 순위와 차이, 성별과 연령, 경주 기록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해 레이팅에 따라 경주마 등급을 조정하고, 능력이 비슷한 말끼리 같은 조로 레이싱을 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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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혁신안은 국내 프로야구의 외국인선수 제도와도 일맥상통한다. 1998년 외국인 야구선수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관중 증가, 국내 선수 경기력 향상 등을 통한 리그 확대를 가져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홍보팀장은 “외국인 거포와 국내 타자들이 경쟁하면서 국내 야구에 실종됐던 시즌 40홈런 시대가 다시 열려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혁신과 더불어 공정성 강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공정관리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심판처, 공정관리처 등은 부서 간 실시간 정보공유 협업체계를 구축해 공정성 저해 예방과 단속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마도 마사회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다. 국내 주요 대상 경주를 해외에도 개방해 올해 아시아챌린지컵(ACC)이 한국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가 출전한 가운데 8월에 치러지며 총상금도 2억5000만 원에서 4억 원으로 높였다. 또 KRA컵 클래식, 뚝섬배, JRA트로피, STC 등 4개 레이스를 국제 경주로 시행하기로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