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 ‘무미랑전기’ 방영 중단 사태
중국 후난 위성TV에서 방영 중인 ‘무미랑전기’. 이 드라마는 현재 중국 최고 여배우로 손꼽히는 판빙빙(왼쪽)이 주인공 측천무후 역할을 맡고 제 작비까지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출처 중국 후난 위성TV 홈페이지
무미랑전기는 시청률이 1%만 넘어도 화제작이 되는 중국에서 2% 후반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방영 일주일 만에 갑자기 방영이 중단됐다 1월부터 재개됐다. 방송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중단 전 방송과 중단됐을 때 교체된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영상을 비교해보면 과도한 노출 장면이 검열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른바 출연 여배우들의 ‘가슴골 검열’이다.
가슴골이 노출된 부분을 보이지 않게 하느라 화면 한쪽에 멀쩡히 서 있던 주인공이 잘려나갔다. 주인공은 계속 자리에 앉아 있는데 입은 옷만 바뀌었다가 다시 원래 의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방영 전 스틸컷으로 공개됐던 당 태종과 무미랑의 목욕 장면은 아예 ‘통편집’됐다. 국내 중국드라마 팬들은 무미랑전기의 방영이 예정된 홍콩과 일본에서도 편집본을 틀까봐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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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랑전기’는 현재 중국드라마의 수준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늘 보던 권력 다툼, 늘 보던 후궁들의 음모지만 엄청난 물량 공세로 세련되게 완성한 영상미는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또 이만한 제작비가 든 화제작이 일일드라마로 편성되고, 연휴에는 하루 세 편씩 ‘밀어내기’식으로 방영된다. 그만큼 중국에 드라마를 방영할 채널도, 작품도, 보는 사람도 넘쳐난다는 것을 증명한다. 중국드라마 앞에 남은 유일한 장애물은 한류의 인기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검열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