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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세대 추억이냐, 실적이냐… ‘SNS 1세대’ SK컴즈 어찌할꼬

입력 | 2015-01-22 03:00:00

SK그룹 계열사중 3년연속 적자 유일… SK플래닛 ‘100% 소유-매각’ 갈림길
‘싸이월드 신화’ 상징성에 고민 깊어




‘1촌, 파도타기, 싸이클럽, 도토리….’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세대 싸이월드와 함께 추억 속으로 사라져간 말들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한때 이용자 수 25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시장의 태동기를 이끈 회사다. 이 SK컴즈를 두고 최근 SK그룹의 고민이 짙어지고 있다.

SK컴즈는 SK플래닛의 자회사이자, SK텔레콤의 손자회사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증손자회사에 해당한다. SK플래닛은 SK컴즈의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올해 9월 말까지 SK컴즈의 지분 100%를 소유하거나, 아니면 매각해야 한다.

2003년 8월 SK컴즈와 ㈜싸이월드가 합병하면서 서비스를 개편한 싸이월드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시장의 태동기를 풍미했다. 2004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싸이월드를 히트상품으로 선정했다. 2007년에는 싸이월드 이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미니홈피에 적용할 수 있는 배경음악과 스킨 사업도 잘 됐다. 2008년에는 배경음악 누적 판매 3억 곡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1년 7월 중국 해커에 의한 ‘싸이월드·네이트 회원 3500만 명 정보 유출’ 사태로 싸이월드는 하락세에 들어섰다. 국내 최다 이용 SNS가 ‘뚫린’ 데 대해 이용자들은 일제히 등을 돌렸다. 페이스북 등 해외 SNS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싸이월드는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SK컴즈는 최근 10년 안에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직원 수도 싸이월드 시절 약 1200명에서 현재 300명으로 줄었다.

SK컴즈의 향방은 SK그룹에서도 고민의 대상이다. 지분을 100% 소유하자니 SK플래닛의 자금 사정이나 실적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PC세대의 추억을 그대로 안고 있는 SK컴즈를 처분할 경우 상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매수자가 선뜻 나설지도 의문이다.

SK컴즈는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앱) ‘싸이메라’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싸이메라는 2012년 3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억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반응이 미미한 데다 분명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SK컴즈는 싸이월드의 수익 모델이었던 디지털 아이템 숍을 1분기 중 싸이메라에 적용할 예정이지만, 이미 카메라 보정 앱과 사진 SNS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SK 컴즈 관계자는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모바일 역량을 집중 강화해 적자폭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왔다”며 “앞으로 싸이메라의 소셜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창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곽도영 now@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