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0%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층 5명 중 1명은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2년 계약직)’보다 못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임금근로자 377만7000명 중 20.1%(76만1000명)는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전년(21.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8년 11.5%에 비해 여전히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청년층의 1년 이하 계약직 비중은 2009년에 12.7%, 2010년에 16.8%로 높아진 데 이어 2011년(20.8%) 이후 계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 첫 취업 청년 20%가 1년이하 계약직 ▼
청년실업 15년만에 최악… 남성 청년 실업률 첫 10% 돌파
2014년 고용 동향
특히 청년층 남성 실업률은 통계 집계 방식 변경 이후 처음으로 10%를 돌파했고 여성과 남성의 취업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청년층 남성과 여성의 실업률은 각각 9.3%, 6.7%로 2.6%포인트 차였지만 지난해에는 남녀가 각각 10.5%, 7.7%로 격차가 2.8%포인트로 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학력자 여성이 많아진 데다 이들이 결혼, 출산을 30대 이후로 미루면서 군 입대, 고시 준비 등으로 취업이 늦어진 남성들보다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남성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느라 취업 시기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연간 취업자 수는 2559만9000명으로 2013년보다 2.1%(53만3000명) 늘었다. 작년의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02년(59만7000명 증가) 이후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 50대(23만9000명)와 60세 이상(20만 명)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의 82.3%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증가폭이 비교적 작거나 오히려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50세 이상의 인구가 크게 늘고 40대 이하 연령대는 줄고 있어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가 취업자 수 증감 추이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