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25조-세계 5위 목표 이재현 회장 “물류가 CJ핵심” 강조… 싱가포르 APL 인수 1월말께 윤곽
새해에 CJ그룹이 글로벌 물류회사의 인수합병(M&A)에 적극 뛰어들기로 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미완의 꿈’이 실현될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실형을 선고받고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병 악화로 올 3월까지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허가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사진은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2013년 6월 CJ그룹이 언론사에 배포한 이 회장의 모습. 동아일보 DB
7일 CJ그룹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현재 싱가포르의 종합물류회사인 ‘APL로지스틱스’의 인수적격후보 회사 명단에 포함돼 경쟁업체들과 함께 실사를 벌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달 말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APL로지스틱스는 국제화물 운송과 창고업, 유통관리 등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세계 60개국에서 110개의 물류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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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삼성전자의 중국 본사 전무를 지낸 이철희 부사장을 글로벌 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의 대표로 임명된 양승석 부회장(전 현대차 사장) 역시 34년의 직장 생활 중 16년을 중국과 인도 터키 등에서 보내 해외 사정에 밝은 인물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한국이 7위의 ‘무역 대국’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세계적인 물류기업이 없다는 점과 이로 인해 국내 기업에서 생산된 물동량의 80% 이상을 해외 기업에 내주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평소 자주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12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물류는 미래사업으로 CJ그룹의 핵심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인수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는 대한통운 인수를 계기로 물류부문을 확대해 한국에도 세계적인 물류기업이 있어야 한다며 인수를 밀어붙였다. 물류사업 확대 방침에는 또 기존의 식품·생명과학(CJ제일제당) 및 문화(CJ E&M)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그룹의 판단도 작용했다.
물류산업은 일일이 새로 인프라를 깔며 사업을 키우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글로벌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해외 업체의 M&A가 필수적이다. 세계 1위의 물류업체인 ‘DHL 서플라이 체인&글로벌 포워딩’은 유럽 최대의 운송대행 업체인 스위스 단자스 등 20여 개 회사를 M&A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CJ그룹은 2013년 7월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투자 차질을 겪어 왔다. 실제로 2013년 9월 미국의 글로벌 화물운송업체인 피닉스 인터내셔널의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한편 2013년 기준으로 CJ대한통운은 세계 물류업체 중 22위에 머물고 있다. 34억5000만 달러인 매출액은 현재 세계 1위인 DHL(314억3200만 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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