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수사… 공소시효도 폐지 1억8200만원 사상최고 현상금… 경관들 30일 사고현장 찾아 헌화
일본 사법당국이 공소시효까지 없애며 14년 동안 일가족 살해범을 쫓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때는 2000년 12월 31일 새벽. 도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 구 가미소시가야(上祖師谷)의 한 단독주택에 강도가 침입해 부부와 아이 2명 등 4명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달아났다. 경시청은 혈흔조사를 통해 범인의 혈액형이 A형이며 키는 170cm 전후라는 것을 밝혀냈다. 현장에서 지문도 수십 개 나와 전과 대조를 해 본 결과 초범임이 판명됐다.
하지만 범행은 대담했다. 일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후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과 엽차를 꺼내 먹었을 정도였다. 1층 서재에서 피해자의 컴퓨터를 만지기도 했으며 2층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잔인하고 대담한 범행에 일본인들과 언론은 경악했다.
하지만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범인이 신었던 운동화가 한국산 브랜드라는 것이 나와 한국에까지 조사원을 파견해 한국인 전과자들의 지문과 대조했지만 동일한 지문을 가진 한국인을 찾지 못했다. 유족들은 가족이 살해를 당한 다른 사건의 유족들과 연대해 2009년 2월 ‘살인사건피해자 유족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강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요구해 결국 2010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25년)를 아예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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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