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감독-이윤원 단장-이창원 대표(왼쪽부타). 스포츠동아DB
2014년 11월13일 롯데 야구단 이창원 대표이사와 이윤원 단장, 이종운 감독은 취임식 날인데 고개부터 숙였다. 이 대표이사는 “거듭나겠습니다. 바보 같은 짓, 프로답지 못한 짓 하지 않겠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구단 전체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프런트는 지원조직으로 전문화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을 읽었다.
야구단 수장의 통렬한 반성 이후 한 달 반이 흐른 지금, “주춧돌을 놓고 가겠다”는 이 대표이사와 이 단장의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대표이사와 이 단장은 조직 정상화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지만 실무자들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선 아직도 코치진 보직을 정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2군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고, 프런트는 홍보팀장의 빈자리를 채우지도 못한 채 종무식을 치렀다.
한 롯데 인사는 “지금 있는 롯데 실무진들은 문책을 받아야 되는 사람들이다. 새 수뇌부가 관용을 베풀고 있을 뿐인데 자신들이 잘해서 요직에 발탁됐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최근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김용수 코치가 영입됐다 하루 만에 철회된 사건도 실무자들의 안이한 업무판단에서 비롯됐다. 이러니 “이 단장 주위에 쓴 소리 해줄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롯데는 지금 한가하지 않다. 갈 길이 멀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구단 수뇌부는 낮은 자세로 선수단을 배려하려고 힘쓰는데 일부 실무자들은 그 뜻을 잘 모르는 듯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